■ 공모전 주제 : 남산 힐튼호텔, 모두를 위한 가치 Namsan Hilton Hotel, Value for Everyone
■ 공모전 개요 및 일정 등
심사총평 : 남산 힐튼호텔, 보존과 활용의 지혜
(사)근대도시건축연구와실천을위한모임과 (사)새건축사협의회는 “남산 힐튼호텔, 모두를 위한 가치”를 주제로 2022 근대도시건축공모전을 개최하였다. 올해의 주제는 근대가 아닌 현대건축의 유산을 대상으로 하며, 그 대상이 한국현대건축의 중요한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곧 철거 재개발의 위기에 놓여있다는 상황이 이전의 공모전들과 구별된다. 현대의 ’건축자산’은 원형의 보존보다는 가치 있는 부분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가치와 활용을 모색한다는 적극적인 개념을 포함한다. 공모는 참가자들에게서 ‘보존과 활용’ 사이에 집단의 지혜를 구하고자 함이다. 결과적으로는 우열을 가리지만 경쟁보다는 참여의 의미가 더 크다.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관점의 창조적인 해법들은 남산 힐튼호텔의 보존을 위한 도시건축분야의 노력에 중요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공모전에는 216팀이 참여하여, 최종 108팀이 제출하였다. 심사위원회는 이틀간의 면밀한 심사과정을 통해 대상 2점, 특별상 1점, 우수상 2점, 특선 8점, 입선 17점을 포함 총 30작품을 선정하였다. 심사 초기 단계에는 토론과 투표를 통해 다수표를 우선해 작품을 선정했다. 한편, 소수의 표를 받았거나 표를 받지 못한 경우에도 리뷰 과정을 통해 상위 입상작으로 올리기도 하고, 반대로 무난한 특성으로 인해 다수표를 받은 경우를 재평가해 순위를 내리기도 하였다. 상위작의 심사는 충분한 토론을 통해, 만장일치에 이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상1(문화재청장상) ‘남산 힐튼스퀘어 8322‘은 기존 힐튼호텔과 아트리움을 보존하면서 과제의 복합적인 요구를 높은 수준의 성취로 완성했다. 굴절을 이루며 호텔과 나란히 배치된 주동은 밀도의 문제를 포함한 도시적, 건축적, 프로그램적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대상2(국토부장관상) ‘힐튼호텔, 맞댐의 관계‘는 서울역에서 양동지구와 남산을 흐름을 잇는 가장 강력한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축을 따라 공공공간의 프로그램을 조경적 또는 건축적 해법을 통해 섬세하게 구현하고 있다. 남대문경찰서의 이전은 의미 있는 제안이다. 특별상 ’시대교감 ; 과거를 나누고 현재를 더하다.‘는 보존과 활용에서 기존 힐튼호텔의 건축 요소를 해체하고 재구성 하는 건축적인 해법에 집중했다. 기존 호텔의 주동은 디테일을 단순화 해 골조프레임만 드러낸 반면, 저층부에서는 수직 멀리온을 반복적으로 노출한 풍부해진 디테일을 통해 기존 호텔의 외관의 이미지를 변형하고, 확장한다. 우수상1 ’힐튼 스퀘어‘는 높은 레벨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슈퍼스트럭쳐 플랫폼을 제안한다. 힐튼과 서울스퀘어를 통합하는 플랫폼은 상부에 새로운 지구광장을 탄생시키고, 하부의 기존 도시조직이 보존된다. 우수상2 ’인사이드 아웃‘은 주동 날개에 매쓰를 더해 밀도를 높이는 대신 아트리움을 기둥과 계단만 남기고 외부화해 오히려 지구내부의 질 높은 외부공간이 확장되는 일종의 역설을 보여준다. 특선 8개 작품들 중에는 상위 수상작의 수준의 작업들이 여럿 있었는데 상 숫자의 제한과 유형들을 안배하는 과정에서 특선에 머무르게 되었다. 특히, ’철과 얼굴-도시유산을 보존하는 방법‘은 밀도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과 저층부, 외곽의 랜드스케이프와 수직동선에 이르기 까지 설득력 있는 형태언어를 보여주어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작업이다.
남산 힐튼호텔과 양동정비지구를 포함하는 공모전의 범위와 주제는 도시와 건축, 프로그램의 해석과 제안, 힐튼호텔의 건축언어의 분석과 재해석 등에 이르기 까지 수준 높은 역량이 요구 된다. 일부 제안들은 탁월한 아이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여건으로 인해 완성도에서 아쉬운 경우가 있었다. 평가를 바탕으로 보완 작업을 거친다면 좋은 작업으로 정리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산 힐튼호텔의 보존과 활용 사이, 지혜를 구하는데 있어서 유용한 제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참가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보낸다.
심사위원장 조 남 호
입선
가치를 향하다
Step Towards Value, Hilton
이승수 ｜ 정서주 ｜ 이수지
◆ 작품 개요
개요
현 힐튼호텔의 메인 공간은 포디엄의 18m의 높이를 갖는 그랜드 아트리움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 다. 한번 경험해본 사람은 그 광경을 잊지 못할 것이다. 또한 건축적 디테일이 살아있는 철제 멀리언 방 식의 외피는 세계적으로도 의미 있는 우리의 건축적 자산이다. 우리는 이 공간을 보존하고, 호텔 방문객 을 넘어 일반 시민들도 이 공간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게 하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 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힐튼호텔을 보존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곳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지 고민했다.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접근성이었다. 양동지구 내부의 끊어진 길을 가파른 경사 부지를 활용하여 이어 주며, 양동정비계획과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동선과 광장을 계획하였다. 두 번째로 대상 건물을 보 존, 유지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변경이 필연적인 요소라고 느꼈으며 주변 맥락을 고려하여 호텔에서 오피스로의 용도변경 및 증축을 제안한다. 이 건물은 직장인들에게는 오피스로, 일반 시민들에게는 광장 으로 다가온다.
대지분석
양동지구 내의 지형은 힐튼호텔을 향해 약 15m 정도의 가파른 경사로 형성되어 있으며, 양동지구의 중 앙부는 경사진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양동지구 내부의 보행로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 아 힐튼호텔로의 접근이 대로변으로 돌아가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접근성과 길
현재 양동지구 내부의 길을 살펴보면 남대문 교회 부근과, 쪽방촌 부근의 길이 존재하지만 가파른 경사로 인해 중간에 길이 끊겨있다. 이는 양동지구 내부에서 호텔로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 우리는 이 끊겨있는 길 을 이어주어 힐튼호텔로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다. 먼저, 우리는 녹지로 이루어진 가파른 경사 부지를 지형 에 따라 1m로 나눈 뒤, 서울로를 통한 동선(교회 부근), 현 쪽방촌 부근에서의 접근 동선, 마지막으로 남측 에서의 접근 동선을 설정했다. 그리고 이 동선을 이을 수 있는 등고의 흐름대로 힐튼호텔을 향하는 길을 형 성했다. 그리고 지형이 변하는 지점에 노드점을 설정하여 외부에서 보았을 때는 시각적으로 상징적인 조형 이 되고, 내부에서는 수직동선, 빛의 유입, 공간적 장치와 같은 역할을 하게 했다.
노드점
길의 주요 공간 중 하나인 노드점은 수직동선, 빛의 유입, 공간적 장치, 시각적 연결의 기능과 의미를 갖 고 있다. 먼저, 이용자들은 노드점을 통해 경사진 대지를 수직적으로 이동할 수 있고, 노드점을 통한 빛의 유입은 이용자들에게 동선의 질서를 부여하여 방향을 바로 잡아주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공간적 장 치로는, 이 노드점을 통하여 외부와 연결되는 공간, 길과 길을 통합하는 공간, 문화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 하는 공간의 역할을 한다. 외부에서 이런 노드점이 연속적으로 배열된 모습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 하는 동시에 동선에서의 가이드라인과 같은, 시각적 연결의 역할을 한다.
먼저 서울로에서 접근해오는 사람들은 길의 입구성을 알리는 노드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원기둥 형태 의 노드점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며 접근해오는 사람들은 그 뒤를 잇는 또 다른 노드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노드점은 외부 광장으로 연결되는 노드점이자 휴식의 공간이다. 이런 식으로 노 드점마다 특징적 요소들을 배치하여 공간을 환기한다. 세 번째 노드점은 천창에서 빛이 떨어지며 사람들 을 이끈다. 수직동선이 설치되어있어 계단을 타고 올라가서 길을 따라가면 마지막으로 세 갈래 길이 통 합되는 최종 노드점이 나온다. 이 거대한 램프로 이루어져 있는 노드점은 램프를 이용하면서 개구부를 통해 사람들의 흐름을 느낄 수 있으며, 전시와 휴식을 취할 수도 있는 공간이다. 램프를 따라 올라가서 외부로 나가면 현 힐튼호텔의 지하층 로비 입구가 나온다.
공간계획 및 개방성
현 힐튼호텔의 저층 로비층은 모두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지만, 지상의 객실층은 호텔 이용자의 전용 공간으로, 출입이 제한적이다. 우리는 기존 호텔의 객실층과 증축을 포함한 공간을 오피스로의 용도전환을 계획했으며, 이 건물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출입을 좀 더 자유롭게 만들기 위하여 아트리움이 속해있는 저층부의 로비층 개방을 유지하며, 기존 로비 공간에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 시설 및 편의시설을 배치했다. 최상층은 전망공간으로 개방하여 결과적으로 아트리움이라는 건축자산과 서울 남산의 전망을 모두가 누릴 수 있게 계획하였다.
힐튼호텔 변경안
우리가 계획한 힐튼호텔의 변경안은 저층부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개방공간, 2층 이상의 상층부는 최 상층을 제외하고는 오피스 전용 공간으로 구성된다. 충분한 오피스 시설의 유치를 위하여 기존 카지노 공간 또한 재구성하였다. 상층부에 19개 층을 추가로 증축하여 총 21층으로 구성하고, 힐튼 호텔 객실층 상층부에는 4개의 층을 증축하여 총 27층으로 구성하였다. 오피스는 공유 오피스와 일반 오피스로 나누 었다. 기존 호텔 부지의 공간 및 증축부를 공유 오피스로 제공하여 힐튼 호텔측의 공간을 전반적으로 열 려있는 공간구성을 취하도록 했고, 북측의 카지노 부지 및 증축부를 일반 오피스로 제공하여 좀 더 독립 적인 성격의 사무공간으로 구성했다. 기존 지하 1층에 위치한 두 개 층고의 볼룸(Ball Room) 일부를 슬 라브로 막아 오피스의 전이 공간으로 계획하여 일반 오피스 로비로의 진입을 위한 공간을 제공했다. 전 이 공간은 아트리움의 벽을 형상화하여 현대적 재료인 유리로 오마주하였다. 전이 공간을 통해 로비로 향하면 카지노 부지 1층인 일반 오피스 로비와 함께 서점이 위치해 있다. 이 공간은 시민들과 오피스 이 용자들의 동선을 분리하여 모두가 이용이 편리하게 계획했다. 그리고 호텔의 저층부인 로비층의(지하 1층 및 지상 1층) 음식점 및 상점 영역을 유지하고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하여 좀 더 자유롭게 이 공간을 사 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지하 1층의 볼롬은 전시관으로 변경하여 시민들에게 문화시설을 제공한다. 최 상층은 일반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로, 식당과 카페 등이 위치하며, 두 개의 오피스를 다리로 이어주어 좀 더 쾌적한 공간과 전망을 제공한다. 기존 수영장과 헬스장 같은 편의시설은 오피스 사용자 들에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설정했다. 또한 공유 오피스존에 일부 힐튼호텔의 객실을 유지하여 휴게실로 사용함으로써 기존 힐튼호텔의 흔적을 남기고자 했다. 기존 건물의 외피는 유지하되, 증축한 건물의 외피 는 현대건축의 대표적 공법인 커튼월 공법을 사용하여 통일감을 주었다.
마치며
우리는 대지분석과 현장답사를 바탕으로 힐튼호텔로의 접근성이 더 편리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으 며, 기존 주변 계획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방안을 모색했다. 매력적인 동선을 형성하고 광장을 만들어주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힐튼호텔의 주변에 머무르게 하며, 우연히 들릴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힐튼 호텔의 가치가 건축계만이 아닌 모두의 가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이것을 호 텔만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우리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로 재조명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