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근대 도시건축 디자인 공모전

자유센터의 미래는?

대상지

서울 중구 장충단로 72 자유센터 본관과 그 일원

내용 

‘(사)근대도시건축연구와실천을위한모임(약칭 근대도시건축연구회)’과 (사)새건축사협의회는 “자유센터의 미래는?” 라는 주제로 「2024 근대 도시건축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전 취지 및 배경

1964년 12월 3일, 남산 자락에 자유센터가 지어졌습니다. 올해로 60살이 됩니다.

자유센터의 건축은 1962년 5월, 서울에서 개최된 ‘2차 아시아반공연맹 임시총회’에서 한국을 아시아 반공의 성지로 만들자는 결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연맹의 15개 회원국과 옵서버로 참석한 10개 나라를 합쳐 25개국이 참여한 총회였습니다. 총회의 핵심은 아시아에서 반공산주의 역량을 집결하기 위한 가시적 성과인 ‘자유센터’ 설치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논의 결과, 세계에서 공산주의 세력과 정면으로 대결한 첫 국가였던 한국이 UN의 지원으로 공산화를 막아냈다는 명분을 내세워, 서울에 ‘자유센터’를 유치하는 데 성공합니다.

자유센터는 ‘아시아반공연맹’ 총회에서 ‘반공’을 전면에 내세워 5.16으로 집권한 군부가 군사정변을 정당화하는 가시적 성과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일제강점에서 갓 벗어난 상황에서 냉전의 첫 대리전을 겪었던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전략적 가치를 확인받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이 ‘반공센터’를 서울에 설치하겠다고 제안했을 때 ‘자유센터’ 설치는 미국의 강한 영향권에 있었던 동아시아에서는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자유센터 건설을 확정한 ‘아시아반공연맹 임시총회’가 5.16군사정변 1주년을 하루 앞둔 1962년 5월 15일에 자유센터의 설치를 서울로 결정한 후 폐회했다는 점은 ‘아시아반공연맹 임시총회’ 주최국인 한국이 자유센터 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었음을 보여준 것이지요.

1962년 6월 20일에 구성된 ‘반공자유센터’ 설치준비위원회는 최규하 위원장 산하에 기획분과, 섭외분과, 건설분과를 두었는데, 건축가 김수근은 건설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됩니다. 자유센터는 김수근의 설계로 1962년 9월 15일에 착공하여 15개월만인 1964년 12월 3일에 준공되었습니다. 자유센터는 본관과 국제회의장, 국제자유회관(숙소) 그리고 기념관으로 구성되었는데, 국제회의장과 기념관은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준공식 치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자유센터는 '평화 안전의 전당'이라며, "자유센터는 자유스러운 복지사회의 건설에 창조적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를 바라며 자유와 평화의 상징으로서 인류역사를 정의로 이끌어가는 인류적 노력의 길잡이가 되고 분단된 국가의 민주적 승공통일을 조속히 성취할 수 있는 통일문제연구에도 크게 기여해 줄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6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간 우리는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취와 함께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우리가 60년 전의 우리가 아니듯, 자유센터 역시 예전의 자유센터가 아닙니다. 자유센터는 세월이 흐르면서 많이 노후화되었지만,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해졌습니다. 자유센터 설계를 담당했던 건축가 윤승중은 오늘의 자유센터가 ‘구세대의 유물로 전락한 반공의 젖줄 노릇을 하는 상황이 가슴 아플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사회는 크게 변했지만, 아직도 60년 전에 던져진 화두를 품고 있는 오늘의 ‘자유센터’는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가 우리에게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유센터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까요? 

자유센터가 표상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반공을 국시로 삼았던 한국을 아시아 반공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충만했던 시절, 자유센터는 존재 자체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강제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기 전에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서 반공교육을 받았고, 상상하기 힘들지만, 한때 자유센터가 결혼식장으로 사용되면서 회색빛 노출콘크리트에 분홍색 페인트가 칠해진 적도 있었습니다. 자동차가 보편화되면서 자동차 극장(drive in theater)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지금은 물류를 취급하는 회사가 너른 마당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유센터가 지내온 세월은 우리가 어떤 사회와 함께 살아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그 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자유센터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여야 할까요? 자유센터가 어떤 모습으로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원하시나요?

최초의 자유센터는 사무국으로 사용된 본관과 숙소였던 국제자유회관으로 구성되었는데, 국제자유회관은 타워호텔을 거쳐 지금은 반얀트리 호텔로 사용되면서 모습이 바뀌어, 현재는 본관과는 완전히 다른 남남이 되었습니다. 이제 홀로 남은 자유센터 본관이 ‘구세대의 유물로 전락한 반공의 젖줄’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와 또 다른 60년의 삶을 살아갈 것인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가 됐습니다. 이것이 ‘2024년 근대도시건축디자인공모전’의 주제를 “자유센터의 미래는?”으로 정한 이유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사)근대도시건축연구와실천을위한모임

※ 구체적인 일정과 공모전 내용은 2024년 3월 초, (사)근대도시건축연구와실천을위한모임 홈페이지(www.skma2020.com), 새건축사협의회 홈페이지(http://www.kai2002.org/)를 통해서 공지되며, 동시에 공모전에 관한 기초자료가 공개됩니다.